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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통해 간접적으로 지식을 쌓는 것의 중요성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만 읽는 것이 습관이 되지 않은 나에게 책은 부담감 그 자체로 느껴졌다. 학창 시절 책을 읽느라 밤새는 줄 몰랐던 것은 이제 옛 말이 되었다. 오히려 지금은 '책을 읽어야지!'라고 하는 큰(?) 결심을 하여야 읽게 되는 것이다. (어쩌면 그저 책이 재밌어서 읽었던 과거와 달리 책을 읽는 목적 '지식을 쌓는다'이 생긴 것 자체가 이러한 문제의 시작일지도 모르겠다.)
큰(?) 결심을 하고 도서관에서 얇은 책을 집어 들었다. 글씨도 큼직하고 책도 얇은 것이(192쪽) 금방 읽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질문이 답이다 -앨런 피즈'
평소 호기심이 많아 매사에 질문을 달고 사는 나에게 이러한 제목은 굉장히 매력적으로 느껴졌고, 네트워크 마케팅에 대해 제대로 된 개념조차 확립되지 않았기에 바이블이란 소개 문구는 개념을 확립할 지침서가 될지 모른다는 기대감을 주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얼마 지나지 않아 굉장한 실망감을 느꼈다. 저자는 논리의 부재속에서 책의 내용을 전개하고 있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한 사람이 4단계의 과정을 거쳐 제품을 판매한다고 할 때 (전화 걸기, 약속잡기, 프레젠테이션, 판매),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기대 수익을 계산하여 각각의 경우에 느낄 수 있는 상실감을 배제할 수 있다고 하였다.
5번의 전화 통화를 통해 3건의 약속을 잡을 수 있으며 2건의 프레젠테이션 발표가 가능하며 1건의 판매가 가능하다고 할때는 아래와 같이 표현할 수 있다.
전화 통화: 9달러
약속 잡기: 15달러
프레젠테이션: 22.5달러
판매: 45달러
이러한 기대 수익 (전화 한 통에 9달러)을 예상할 수 있기에 저자는 상실감을 배제하고 모든 사람에게 계속해서 전화를 하였다고 말하며 예상 고객을 분류하는 것은 어리석은 행동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다만 판매 확률을 높이기 위해 할 수 있는 전화나 약속, 그리고 발표 스킬 등을 높이는 것은 고려 대상이라고 말하였다.
이 분야의 전문가는 아니지만 저자가 주장한 바와 생각이 조금 다른 것이, 우선 미지의 고객에게 전화를 걸어 대화를 하여 판매까지 가는 것은 모두 독립 변수이기에 위와 같은 기대 값은 성립 할 수가 없다. 또한 자신에게 맞는 고객을 분류하는 것 (예를 들어 고급 자동차를 판매해야 하는데 10대 학생에게 전화를 할 수는 없지 않은가?)은 불필요한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으며 새로이 쌓이는 통계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그 분야에 입지를 확고히 하는데 좋은 영향을 줄 것이라 생각한다. 추가적인 스킬은 그 이후의 문제인 것이다. 물론, 실패로 인해 굉장한 상실감을 느끼는 사람의 경우 저자가 주장한 방법 (자기암시)을 이용해 심리적 측면에서는 좋은 방법으로 사용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저자가 펼치는 사고방식은 사실 모든 분야에서 적용이 가능하며 목표를 달성하는데 굉장히 유용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오랫동안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팔로워를 만들고 싶은 것이 목표라고 설정하자 (실제로 그렇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확실히 명시한다. 어디까지나 가정이다.).
시행하는 것은 전화 통화가 아닌 댓글 달기이다. (업 보트와 팔로우는 단순화를 위해 배제)
1단계: 댓글을 작성한다. (전화 통화)
2단계: 상대방이 나의 댓글에 답을 하여 지속적인 대화를 한다. (약속 잡기)
3단계: 상대방이 나의 블로그에 방문하여 포스팅을 읽는다. (프레젠테이션)
4단계: 상대방이 나를 팔로우한다. (판매)
(전화 통화와 다른 점은 댓글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노출되어 관심을 끌 수 있다는 것이다.)
이때, 확률을 높이기 위해 취할 수 있는 방법은 비슷한 관심 분야의 사람들을 태그로 분류하거나, 댓글을 효과적으로 작성하거나, (예를 들어, 전문적인 글에 전문적인 댓글을 달 수 있다면 상대방의 관심을 이끌 확률이 높다.) 혹은 블로그에 방문하여 관심을 끌만한 주제의 글을 작성 (포스팅)하는 것 등이 있겠다.
이후에 저자가 주장하는 것은 원하는 답이 있을 경우 그것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상대방이 스스로 말할 수 있게 유도하라고 하였다. 실로 이 방법은 굉장한 것이 내가 말하는 것에 대해서는 반박을 할 수 있지만 상대방 스스로 그 말을 하게 된다면 그것은 답이 되어버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경청의 자세와 비언어적 표현의 중요성을 피력하였지만 오래된 책이라 그런지 현재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는 모두 익숙한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총평:
책을 읽고 며칠이 지나 글을 쓰는 지금 생각해보면 중후반부의 내용은 전혀 이상하지 않았음에도 초반부가 너무 강렬했는지 책을 끝까지 읽을 당시에는 부정적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
직업병인지 책을 잘못 선택한 것인지 마치 논문 초안을 검토한 것만 같았다. (책을 읽은 것인지 분석한 것인지 알 수가 없다.) 글쓴이의 생각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지 못하고 굉장히 비판적으로 해석하여 책 읽는 즐거움을 잊어버린 것만 같았다.
바이블을 읽었지만 네트워크 마케팅에 대한 개념은 결국 확립하지 못하여 직접 찾아보았다. 아래의 영상에 따르면 네트워크 마케팅은 다단계 (법적인 용어)의 학술적 용어라고 한다. 네트워크 마케팅이란 표현이 처음 사용된 것은 마케팅 방법에 대해 연구를 하던 중 사람들이 제품을 구매하기까지 가장 영향력이 있는 것은 광고나 발표, 제품의 품질 등이 아니라 주변 지인의 추천이라는 것에서 기인하였다고 한다. (영상에서 추가적으로 설명하는 것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다단계의 인식이 안 좋은 이유와 기본 개념이다. - 공짜가 없다는 것만 확실히 인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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