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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회의나 할까?> 굉장히 신선한 주제이다. 우선 나는 회의를 지지하는 쪽이라는 것을 밝힌다. 억압되지 않은 상태에서 여러 사람들의 의견 교환 (일명 회의)은 무수히 많은 사고를 하게 만들고 그 과정 속에서 참신한 아이디어가 샘솟기 마련이라고 생각한다.
과연 저자는 어떤 내용을 토대로 이 책을 저술하였을까? 이 책은 한 광고회사에서 회의가 진행됨에 따라 아이디어가 성장하고 결국 어마어마한 광고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저자 김민철 양의 회의록을 통해 풀어내고 있다.
일단 책의 제목은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하긴 그랬기에 이 책을 읽는데 시간을 할애했을 테지만 말이다. 하지만 내용은 생각보다 실망스러웠다. 회의록에 기반을 두고 있었기에 관련 업계 종사자의 여부를 떠나서 책 내용의 전개 자체가 자연스럽지 않았다. 흐름이 뚝뚝 끊긴다는 표현이 더욱 쉽게 와 닿겠다. 내가 책의 제목을 보고 생각했던 것은 회의를 통해 아무것도 없던 무에서 아이디어라는 것이 생겨나고 거대한 프로젝트로 성장하는 생생한 현장감을 기대했는데 생각보다 너무 많은 것을 바랐나 보다. 예를 들어 책의 전반적인 전개는 아래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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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없는데 무슨 회의를 한단 말인가? 우리는 아무것도 모르지만 끝날 때가 되면 각자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
우리도 우리에게 확신이 없다. 이건 어떨까? 저건 어떨까?
팀장님이 (혹은 누구누구가) 말했다. 굉장했다. 혹은 아직은 아리송했다. (하지만 책을 읽는 사람의 입장에서 볼 때는 너무 많은 내용이 생략되어 있고 현장의 느낌과 상황이 배제되어 있기에 그것이 굉장한지 어떤지 판별하기 힘들다. 물론 결과론적으로 봤을 때 큰 프로젝트는 그 조그마한 아이디어로부터 시작됐을지도 모르겠다.)
그 아이디어가 누구로부터 나왔는지는 중요치 않다. 결국 이렇게 거대한 아이디어가 되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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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와 같은 전개 상황을 회의록을 기반으로 단순히 서술하고 있으므로 내용 전개가 깔끔하지 않고 그 상황이 확 와 닿지 않는다. 이에 이 책을 읽는 본연의 목적인 회의의 필요성, 스토리, 구체적이고 효율적인 방법 등은 알 수 없었다. (물론 책의 서술을 통해 대략적인 상황이나 진행과정 등은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다만, 책 전반에 걸쳐 광고에 대해서는 많은 것을 익힐 수 있었다. 그동안 생각했던 광고는 Tv 광고나 기타 광고 매체 등의 범주로 간주되고 있었다. 하지만 실제 광고는 이뿐만이 아니라 책을 통해서 홍보될 수도 있었으며 포스터 등을 통해서도 알려질 수 있었다. 또한 광고 그 자체가 상상 이상의 효과를 발휘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NIKE의 JUST DO IT이나 ADIDAS의 IMPOSSIBLE IS NOTHING과 같은 광고를 생각해보라. 혹은 e 편한 세상의 좋은 아파트라는 이미지는 어떠한가? 광고가 우리의 인식에 미치는 영향은 실로 굉장한 것이었다.
왜 그렇게 많은 금액이 광고에 쓰이고 있는지 이 책을 통해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광고, 그것은 내가 알고 있던 세상 그 이상이었다.
대중들은 광고라는 창을 통해 그 브랜드를, 회사를, 그 무엇을 바라보게 된다.
우선, 회의를 위한 내용을 보기 위해 이 책을 선택한 사람에게는 적절치 않다고 말하고 싶다. 하지만 광고 업계 비종사자로서 광고가 무엇이고 그들이 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이며 그들이 이뤄내는 것이 무엇인지 회의록을 기반으로 전반적인 과정을 보고 싶은 사람에게는 추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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